거제 여행을 계획하면서 어디를 돌아다녀볼지 고민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곳이 바로 매미성이였습니다. 이곳은 거제 시민 백순삼님께서 2003년에 들이닥쳤던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게 되어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쌓아 올린 성벽이라고 알려져 유명해진곳입니다. 이야기만 듣고는 믿을 수가 없어서 직접 찾아가서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거제로 여행을 가게되어 같이 방문해봤습니다!
매미성이 거제의 관광지로 자리 잡히면서 이 주변도 같이 발전하게 되었고 주차장이나 공중화장실 시설도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복항길 또는 대금리 2 라고 검색하면 매미성 주소가 안내되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매미성은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조금 걸어가야 하는데 그 경로를 따라 가게들이 많이 들어서있습니다. 초입에 바람의 핫도그, 매미면가를 시작으로 호떡당, 심해꿀빵,미스터옥슈슈, 매미오락실, 매미촌국수 등 따로 매미성 근처 맛집을 찾지 않아도 이곳에서 식사나 간식을 해결하는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네요.
많은 가게들을 지나 걷다보면 바닷가가 보이면서 매미성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약간 제주도 느낌도 나면서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아도 자연이 선사하는 멋진 풍경 덕분에 여행 온 느낌이 더해져서 참 좋았습니다. 요즘은 여행을 다녀도 거의 차로 이동하기 때문에 어딘가를 걸어본지가 꽤 오래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힐링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제 조금씩 매미성의 형태가 보이는데 사진으로 본 것 보다 규모가 훨씬 커서 이 성을 정말 혼자 쌓았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태풍 매미는 전국적으로 132명의 사상자와 약 4조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낸 대형 태풍으로 바다 근처인 거제도 피해가 막심했고 백순삼님의 밭도 피할 수 없었는데 그 당시 이 곳은 도로가 무너져 올 수가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볼수록 믿을 수 없는 크기와 눈으로만 봐도 견고함과 튼튼함이 느껴지는 멋있어서 몇번이고 다시 검색해봤는데 정말 혼자서 쌓은 성이라고만 나와서 감탄을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백순삼님은 조각 당 약 30-60kg 정도의 화강암 조각을 맨손으로 쌓기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이 건축 방식은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을 연상케한다고 해서 한국판 가우디라는 별명도 생기셨다고 합니다.
태풍 매미에 큰 피해를 입고 거제시에 복구 도움을 요청했지만 개인의 토지까지 돕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전문업체들에 문의도 해보셨지만 큰 트럭들이 드나들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하여 어떠한 태풍에도 끄떡 없는 제방을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스스로 제방을 쌓기 시작한게 오늘날의 매미성이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매미성은 어떠한 설계도 없이 쌓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매미성은 높이 12m, 둘레 150m의 큰 규모 이름 역시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로 부터 시작되어 성을 짓게 되어 붙여졌다고 합니다. 성의 스토리를 모르고 봐도 매우 놀랍지만 알고 보면 더 놀라운 것이 대형 트럭으로 단단한 옹벽용 돌을 해변가로 실어 나른 후 매미성 근처 좁은 골목까지 작은 차와 굴착기로 옮기고 백순삼님께서 하나 하나씩 맨손으로 옮겨 시멘트를 발라 쌓아 올리는 작업을 반복하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쌓아 올린 성은 벌써 20년이나 되었고 실제로 태풍 힌남노때도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아 매미성의 견고함이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외관도 주변 경치와 잘 어우러지면서 입소문이 퍼져 거제 가볼만한곳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백순삼님이 성으로 경제적 이득을 보는건 없고 은퇴 후 매미성을 짓는데 어려움이 있어 동네 분들과 상생하며 매미성을 유지할 방법을 생각중이라고 하시니 잘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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